수학이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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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수학’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어려운 학문, 일부 특별한 사람만 잘 하는 학문, 그래서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공부하느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과목이기도 하고, 반면에 성적은 노력한 만큼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수학은 ‘어려운 학문’, ‘어려운 과목’으로 치부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수학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원도 다니고, 문제도 열심히 풀고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수포자’가 되면 대학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하니,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을 잘 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역사라든가, 사회 과목 같은 경우에는 정말 열심히만 하면 만점도 받을 수 있고, 그 내용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 수학이라는 과목은 왜 그렇게 되기가 어려운 것일까요?

요즘 교과 과정은 과거에 비해 수학의 여러 과정을 생략하거나, 난이도를 많이 낮춘 것이 사실 입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부담을 덜 가질 것이고 학부모들도 마음 고생을 덜어 사교육이 덜해질 것이라는 위정자들의 생각 때문입니다. 반면에 수학을 다루어야 하고 수학에 대해서 좀 더 잘 아는 대학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이공계에서는 학생들의 수학 학력 저하로 대학 공부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심지어 어렵게 입학한 대학을 포기하고 자퇴하는 학생들도 발생을 합니다. 제가 보아도 요즘 우리 현실이 과거와 비해 많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학을 어떻게서든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가르쳐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까지도 회피를 하게 되어 학생들에게 수학은 더욱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수학은 어렵다’ ‘수학을 못하면 좋은 대학을 가기 어렵다’라는 생각들이 조기에 학생들로 하여금 지레짐작하여 수학을 포기하게 만들고 과거에 비해 요즘 ‘수포자’가 더 많은 현실을 낳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수학은 이렇게 어렵고, 또 요즘들어 수포자를 더 많이 만들어내게 되었을까요? 저는 이 모든 것이 공부하는 방법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론 부터 말씀을 드리면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은 1) 문제가 무엇인지 판독/분석하고, 2) 문제를 풀어낼 지배 정리(Theorem)를 확정하고, 3) 풀이를 전개하고, 4) 결과를 검산하는 일련의 전략적 행위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문제를 판독/분석하여 그 문제의 지배 정리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번 여러분도 쉽게 알고 계신 이차 방정식을 예를 들어 간단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x-1)^2+a=0 (a>0)의 한 근이 c라면 다른 한 근을 c로 나타내시오’ 라는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보통의 경우라면 식을 전개해서 이차항, 일창항, 상수항의 계수를 찾은 다음 근의 공식을 써서 풀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x^2 +2x+a-1=0에서 근의 공식을 쓰면 두 근은 1+-a^1/2입니다. (근의 공식을 써서 식을 전개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생략하였습니다) 그러면 이 두 근 중 하나를 c로 놓고 나머지 한 근을 c에 관한 식으로 유도하면 될 것입니다. 1+a^1/2를 한 근 c로 놓으면 1+a^1/2=c, a^1/2=c-1, 따라서 나머지 한 근 1-a^1/2=-1-(c-1)=2-c입니다. 어떤가요? 이차방정식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틀린 풀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복잡하지 않은가요? 과연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한 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방정식을 f(x)=-(x-1)^2+a라는 이차함수로 놓으면 f(x)는 x=1에서 대칭이므로 f(1-x)=f(1+x)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방정식 f(1-x)=f(1+x)=0의 한 근을 c라 하면, i) 1+x=c일 때 나머지 한 근 1-x=2-c, ii) 1-x=c일 때 나머지 한 근 1+x=2-c이다. 따라서 나머지 한근은 2-c입니다.

어떤가요? 후자의 풀이가 수식 전개도 거의 없이 답을 구하지 않았나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앞에서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은 문제를 판독/분석하고 사용할 지배 정리를 확립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위 문제에 적용한다면, [문제는 이차방정식의 근을 구하는 문제인데 왜 굳이 출제자는 -(x-1)^2+a=0이라는 형태로 주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출제자가 이차함수이고, 이 함수는 x=1에서 ‘대칭’이라는 정보를 주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대칭축 x=1이 주어지고, 방정식 f(x)=0의 해는 함수 f(x)의 x 절편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다른 한 근은 대칭축과 한 근의 위치 관계를 이용하면 기하학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대괄호[] 부분)가 문제를 판독/분석하여 문제 풀이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입니다. 다음으로 {함수 f(x)가 x=1에서 대칭이므로 f(1-x)=f(1+x)이 성립한다}라는 정리를 이용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괄호[]부분과 중괄호{} 부분의 사고과정이 다 끝난 다음에야 연필을 들고 풀이를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어떠신가요? 대부분의 학생이 문제 풀이를 위한 ‘사고의 과정’은 거치지 않고 이차방정식이니까 근의 공식하며,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연필을 들고 풀이부터 시작을 합니다. 수학은 풀이부터 시작하면 안됩니다. 수학문제를 푸는 것은 일련의 전략적인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부분이 습화되지 못하면 앞으로 더 어려워지는 수학을 적응하기는 어려워집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을 보내시기에 학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나 알아보기 위해 많은 강사님들의 인강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인강수업은 문제 풀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 문제를 해석하고, 문제 풀이에 관련된 정리를 찾아내고 설명해주며, 마지막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전략을 세워주는 과정을 설명해주시는 분은 잘 보지 못하였습니다. 아마도 강사분들께서 그런 부분을 몰라서는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주어진 시간 및 온라인이라는 제약적 여건과 학부모,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많은 문제 풀이를 보는 것이 수학 수업의 가치라고 보는 분위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잠깐 각 대학들의 수리논술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서울대 구술면적의 경우 문제를 보시면 상당히 난이도도 높지만 문제 풀이를 다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한 제시문에 2~3개의 하위 문제가 있고, 이러한 제시문은 전공과에 따라 2~3개가 주어집니다) 물론 준비시간 45분을 준다고 하지만 그 시간내에 풀이를 마치기도 어려운 것이고, 15분 면접시간에 그 많은 문제의 풀이를 구술로 전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문제를 출제할까요? 저는 대학에서 학생의 수학 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가 설명들인 문제 풀이 과정에서 1)번과 2)번에 초점을 두고 구술면접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문제 해석을 마치고 풀이를 위한 지배 정리를 찾아내었고 풀이를 위한 전략을 세웠다면 나머지는 3)번과 4)번 ‘손의 수고’만 남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바쁘신 교수님들께서 손의 수고까지 볼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다만 변별력을 가지려면 보통 고등학교 수준의 최고난이도까지의 문제로는 전략을 세우는 학생들이 많을테니 난이도를 우리가 생각하기보다 좀 높은 수준으로 올려 놓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필기로 답을 구하는 수리논술을 시행하는 학교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손으로 직접 풀이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면 시험시간이 부족하고, 학생들이 제시한 서술형 풀이를 통해 부분 점수를 반영하면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대와 유사 또는 낮은 수준으로 문제를 출제합니다. 하지만, 필답고사의 경우에도 서술형이고 부분 점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제가 말씀 드린 1)번 2)번 과정이 풀의의 대전제로 기술되어야 하고, 나머지 풀이 전개도 실수 없이 되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중간 과정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답만 도출하는 수능시험과는 좀 다르지 않은가요?

수학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님들이 수능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수도 없이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니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문제를 풀며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수학문제 풀이 방법 중 1)번과 2)번은 무시되고 3)번에 중점을 두게되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의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풀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은 해결이 되지 못한 체 ‘이런 문제는 이렇게 풀면된다’라며 유형에만 집착하게 되고, 그 수많은 유형을 경험하고 터득하기 위해 한 없는 시간을 소비합니다. 수학 문제의 유형이 얼마나 많은가요? 그렇다고 내가 풀었던 유형의 문제가 대학 입시 문제에 그대로 나올까요? 어떤 유형이 나와도 문제의 출제 배경인 지배 정리를 파악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수학을 잘 하는 길이며, 모든 유형을 마스터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시간으로도 가능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잘못된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을 찾고 실행하면 됩니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수학 공부를 하는 방법에 올려보고자 합니다.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고(지금도 심심할 때면 쉬는날 책상에 앉아 vector calculus와 편미방문제를 풀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나름 공부를 잘 하는 축에 속하는 사람이었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학 공부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수학을 잘 보고 싶은 학생들, 특히 저의 자녀가 이 글을 보고 수학을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여정을 함께 떠나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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